벌거벗은 이별 사용법

우리 모두의 유치한 코미디.

벌거벗은 이별 사용법
Photo by Kelly Sikkema / Unsplash

이별 후, 우리는 마치 지하철역에서 잘못 내린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주변은 텅 비었고, 나만 멍하니 서 있다. “여기가 아닌데...”라고 중얼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늘을 바라본다. 이별은 마치 한여름의 더위처럼 나를 덮친다. 뜨거운 그리움에 몸이 녹아내리지만, 그마저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첫 번째, 이별 후 우리는 동물원에서 우는 펭귄처럼 바보가 된다. “나 혼자서도 잘 살아야지!”라며 비닐봉지에 신나는 음악을 넣고 혼자 댄스 파티를 벌인다. 그 불빛 아래서, 초록병의 힘을 빌려 어설프게 춤을 추는 내 모습은 마치 심즈 게임 속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같다. 머리는 너를 잊으라고 소리치지만, 그 소리는 마치 먼바다에 흩어지는 파도 소리처럼 허무하게 사라진다.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주인공이 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유치한 코미디의 한 장면 속에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두 번째, 친구들의 조언은 때로 유용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럽다. “그냥 술 마시고 울어버려”라는 조언에 반발하지만, 결국 내가 선택하는 답은 똑같다. 낮에 마신 가벼운 술이 깊은 밤으로 나를 끌고 가고, 나는 주저앉아 펑펑 울며 “내가 걔를 아직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불쌍해서 우는 거야!”라고 외친다. 마음속에 남은 뼈아픈 찌꺼기들이 눈물과 함께 흘러내린다. 눈물로 녹아내리는 화장품에 내 얼굴은 망가지고, 그 순간 깨닫는다. 내 인생도 이 비극적인 연극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세 번째, 자아 탐구의 나날들. 에일리의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르며 변화를 다짐한다. “완전히 달라진 나를 보여줄 거야!”라는 자극적인 다짐에 헬스장까지 등록하지만, 가벼운 덤벨을 들면서 내 인생의 무게가 이 덤벨보다 훨씬 무겁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 “달라진 나를 보고 돌아올지도 몰라!”라는 희망은 오히려 나를 더 깊은 우울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결론은 또 술 한 잔.

네 번째, 구질구질한 우연한 마주침. 오늘은 나를 위한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나섰지만, 결국 그와 함께 갔던 추억의 카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혹시 여기서 마주칠까?”라는 설렘에 그 안으로 들어가본다.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며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가는 길. “내가 너무 한심해...”라고 중얼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여전히 나의 가장 친한 친구 같지만, 동시에 가장 먼 적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여행. “새로운 사람이 되어 돌아올 거야!”라는 외침과 함께 떠난 여행. 하지만 여행지의 모든 풍경은 그와의 추억으로 덧칠되어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그와 함께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빠진다. 발밑의 모래가 속삭인다. “그냥 마음껏 그리워해도 괜찮아.” 그렇게 또 한참을 울어본다.

이별 후의 행동들은 마치 슬픔이 가득한 블랙 코미디 같다. 우리는 서로를 잊기 위해 온갖 바보 같은 짓을 하며 발버둥 친다. 새벽 세 시, 냉장고 앞에서 기름진 피자 한 조각을 들고 “그래, 이게 사랑이지”라고 중얼거리는 나 자신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그리고, 대체 누가 고양이를 입양하자고 했던가? 연애 후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데려온 고양이는 오히려 나의 슬픔을 더 부각시킨다. “왜 너만 남아 있니?”라고 중얼거리며 구석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눈물이 흐른다. 그렇게 고양이는 내 이별극의 또 다른 배우가 되어버렸다.

SNS에서 전 애인과의 추억을 삭제한 후, 나는 슬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거울 앞에서 우울한 라이브 공연을 연다. 그 모습은 스스로도 웃기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겐 가장 솔직한 고백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인생이라는 코미디의 한 장면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별의 슬픔 속에서도 우리는 웃음을 찾고, 나의 엉뚱한 행동들이 결국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다음 번엔 어떤 바보 같은 짓을 할지 기대된다. 아니, 어쩌면 기대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별은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차가운 아픔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