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몸에 해로운 이유를 미리 알아보자
보면 심장이 아프고, 안 보면 더 아프다.
야구는 위험하다. 아니, 몸에 해롭다.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일종의 병이다. 우리는 그것을 중독이라 부를 수도 있고, 한계 없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라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야구를 사랑하는 순간부터 우리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은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는 사실이다.
1. 수명 단축의 스포츠
야구팬은 평균적으로 심장 박동수를 자주 조절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9회 초 2아웃, 주자 만루 상황에서 자신의 팀이 한 점 차로 지고 있을 때, 심박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응원하던 팀이 끝내기 홈런을 맞는 순간? 그건 마치 뇌에서 직접적으로 쾌락 호르몬을 차단하는 행위와 같다. 반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날에는 너무 큰 기쁨에 도파민 과다 분비가 발생한다. 이런 극단적인 감정 기복을 겪으며 한 시즌을 버틴다고 생각해보라. 한 경기 한 경기마다 1년씩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 시즌이 길면 고통도 길다
야구는 잔인한 스포츠다. 축구처럼 90분 안에 끝나지 않는다. 농구처럼 속전속결로 점수를 내지도 않는다. 최소 세 시간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시즌이 길다는 것이다. 144경기. 단순 계산으로,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이틀에 한 번씩 패배할 확률이 있다는 뜻이다. 야구팬의 정신 건강이 비정상적으로 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 하나 이겼다고 좋아하다가도, 이틀 후에 다시 패배를 맞이하면 감정의 바닥을 경험해야 한다. 한 시즌이 끝나면? 겨우 몇 달의 공백기 동안 희망을 쌓아 올린 뒤 다시 그 악순환 속으로 뛰어든다.
3. 운동 부족을 조장하는 스포츠
야구를 보며 우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응원가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거나, 가끔 분노에 차 리모컨을 던지는 것이 전부다. 더군다나 야구장은 군것질 천국이다. 핫도그, 치킨, 맥주. 경기 내내 소모한 칼로리보다 섭취한 칼로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4. '희망 고문'이라는 심리적 학대
야구는 절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9회 초까지 7점 차로 이기고 있어도, 불펜이 난조를 보이면 순식간에 동점이 되고 만다. 반대로 8회까지 완벽하게 끌려가던 경기에서도 갑자기 한 타석에서 분위기가 뒤집히기도 한다. 이러한 '언제든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야말로 야구가 가장 잔인한 이유다. 이 희망 때문에 팬들은 끝까지 경기를 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희망은 배신당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배신을 또다시 용서하며 다음 경기를 기다린다.
5. 떠날 수도 없는 종신 계약
야구팬에게 ‘그만둔다’는 선택지는 없다. 아무리 팀이 바닥을 기어도, 한 시즌 내내 실망만 주더라도, 다음 시즌이 되면 다시 기대하게 된다. "올해는 다를 거야." 매년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도, 우리는 또다시 같은 패턴 속으로 빠져든다. 애초에 야구 팬이 된 이상, 우리는 이미 탈출할 수 없는 늪에 빠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본다
야구가 이렇게 몸에 해로운 스포츠인데, 왜 우리는 계속해서 그것을 사랑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단순한 승패를 넘어서, 야구가 주는 서사와 기적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희망을 품었다가 무너지고, 다시 그 희망을 붙잡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결국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삶 자체를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야구팬 여러분. 건강을 챙기자.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심호흡을 하고, 패배에 너무 깊이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의 완충 장치를 만들자.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음 시즌이 되면 또다시 야구장으로 향할 우리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야구가 몸에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결코 떠날 수 없다.